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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경치료, 조기 발견과 치료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by lifechangepjt 2025. 1. 21.

재작년, 첫 아이를 임신해 있을 때 육아와 출산에 대해 공부한다구 책과 유튜브로 많은 의학 정보들 접하게 되었고, 특히 나는 시험관 시술을 했던지라 , 조기출산이라던가, 신생아가 가지고 태어날 수 있는 의학적 질환 등을 위주로 정보를 파악해보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마음이 참 간사한지라,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나오니까 오히려 내 아이는 아닐거야 하면서 흘려 넘겨 버렸던 질환들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사경' '사두' 였다. 

 

신생아의 약 1~2% 가 걸린다는 사경. 여기에 하필 내 아이가 걸릴까. 라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웬걸.. 생후 20일쯤 된 아이의 목에 커다란 종괴가 보였고, 다니던 소아과에 뛰어갔더니 바로 대학병원으로 연결 해 주었다. 입원치료를 해야 할 만큼 심하고, 긴급한 상황이었다. 보통 좌/우 차이가 150% 정도 나면 심한 사경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기는 그 당시 차이가 300% 였으니.. 치료 해 주셨던 도수치료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일 하시면서 본 가장 심한 사경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얘기해서 엄청 많이 놀랐다. 예후가 좋지 않을 경우, 흉쇄유돌근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해서 눈물 찔끔 했던 기억이 난다. 

신생아-흉쇄유돌근-종괴

 

의학적인 정보를 찾아보니, 사경도 성인사경/소아사경, 선천성사경/후천성사경, 1차사경/2차사경 등 으로 나뉘고, 각각에 대해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아이가 앓았던 선천성 사경 같은 경우는 가능한한 어릴 때 발견해서 자주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라고 한다. 

 

내가 신생아 사경을 치료하면서 기억에 남는 세 가지 주제 정도로 소개해 볼까 한다. 

 

1. 치료는 한군데만 다니기 보단, 가능한한 두 세 군데 병원을 부지런히 다니자. 

가능한한 신생아 시기에 치료를 많이 다니면 좋은 이유는 , 신생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자거나 누워서 지내기 때문이다. 소아 선천성 사경의 경우 대부분의 치료를 도수치료를 통한 스트레칭으로 진행한다. 짧아진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방법으로 스트레칭을 하는데, 이게 통증을 수반하는지라 아이들이 기거나 걸을 수 있는 연령이 되면 가만히 스트레칭을 받는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신생아는 잘 때 스트레칭을 하면 아이의 고통도 치료자의 고통도 줄일 수 있어서 일석이조인 것. 

 

실제 우리 아이도 신생아때는 가만히 누워서 치료를 받았지만, 돌이 되어갈 무렵 부터는 격하게 저항했고, 제대로 스트레칭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격한 움직임에도 무리해서 스트레칭을 할 경우 목 뼈 손상 등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하여, 나는 돌이 지난 이후 부터는 스트레칭에 의존하기 보다는, 운동 재활 치료도 함께 병행하였다. 

사경-도수치료-목근육이완
일명 인어공주 자세라고도 부르는, 사경 스트레칭
사경-운동치료-터미타임
아기가 스스로 고개를 들면서 코어를 단련하는 터미타임 운동

 

나는 심지어 신생아 시기 부터 한.. 5개월 까지는 병원 세군대를 병행했었다. 처음 내원해서 사경 판정을 받은 대구 카톨릭 대학병원, 수성구에 위치한 수성아동병원, 오름재활의학과 이렇게 세 군대를 다니며 일주일 중 거의 5~6일을 치료에 매달렸다. 

 

아무래도 산모는 손목이 약해져 있는 상태라, 스트레칭으로 인해 손목 손상도 우려가 되었고, 신생아의 목이 워낙 연약해서 셀프로 스트레칭을 해 주기가 겁이 났다. 그리고 자주자주 해 주라는데.. 그게 잘 안되서 병원에 확실히 의존해보자 했던 마음이 크다. 

 

치료비도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여러군데를 다닌 경험으로 육아에 대한 지식이나 꿀팁 같은 것들도 많이 얻게 되었고.

특히 도수치료와 함께 아이가 잘 발달 하고 있는지 등 발달 여부도 같이 체크해 주셔서 나는 너무나 든든했다. 첫 아이였고 책으로 익힌 육아지식은 막상 실전에 가니 소용이 없었는데 , 발달 전문가와 함께 육아하는 느낌이라 너무나 든든했다. 

 

그리고 신생아 때 부터 6개월 까지 카톨릭대학병원과 오름재활의학과 두 군데 병원을 꾸준히 다니면서 일주일 중 거의 최소 3번은 치료를 다녔기 때문에 300% 의 큰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17개월 만에 치료 종결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두 돌은 넘어야 종결할 것으로 다들 예상했었는데, 종결 소식에 너무 기뻤다. ) 

 

2. 도수치료와 함께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운동 치료도 병행하자. 

의외로 신생아 사경을 치료하면서 많이 들은 이야기가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 이다. 신경가소성 이론은, 우리의 경험이 신경계의 기능적 및 구조적 변형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선천적으로 좋지 않은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사고로 몸 일부가 손상이 되었을 때, 운동 훈련을 통해 손상된 부분의 신경을 재조직 하고 그 근처의 근육과 신경이 함께 성장을 해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는 도수치료 위주, 오름재활의학과에서는 운동재활치료 위주로 치료를 받았다.

 

처음이 힘들어서 그렇지 , 사실 도수치료가 치료에 숙달이 되면 더 쉽다. 그런데 운동 재활치료는 10kg 가까이 되는 아이를 안거나 받쳐서 운동을 시켜야 해서 너무너무 힘이 많이 들었다. 운동이 익숙하지도 않았고, 아이케어만 하기에도 벅찬 하루에 운동까지 시키려니, 초보엄마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부분이 많았다. 지금은 아이가 많이 커서 스스로 목도 잘 가누고 앉고 서고 뛰고 하는데 문제가 없어서, 운동도 스스로 하고 점점 코어 근육도 발달해서 더 빠른 속도로 좋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 해 주셨다. 

 

도수치료만이 답이였다면, 우리 아이는 도수치료 거부가 심해져서 치료 종결 판정을 받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오름재활의학과 센터장님은 도수치료 전문가로, 전문 지식까지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 해주셔서 초보자인 나도 이해하고 수행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센터장님이 설명해주신 근육에 힘주는 원리가 세 가지가 있는데,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는 이완,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는 수축, 그리고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지만 이완하는 수축성 이완 이렇게 세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치료 가서 다시 확인 해 보아야 겠다 ㅎㅎ) 

 

3. 단번에 좋아진다는 생각 보다는, 길게 두돌 지나 뛰는 것 까지 체크하겠다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자 

사경의 정도가 심할수록, 여유로운 생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트레칭과 운동이 거의 매일의 반복이기 때문에, 이게 언제 끝이 나려나,, 좋아는 질까.. 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한 날도 있었다. 하지만 신생아가 목을 가누고, 앉고, 뒤집고, 기고, 서고 , 걷고, 뛰는 전 발달과정에서 문제가 없어야 사경치료가 진짜 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 단순히 목의 근육 길이가 길어졌다던가 기울임이 없다던가 하는 외적인 요인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내가 아픈것이 아니라 , 아이가 아플 때에는 마음 다잡기가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다행이 우리 아이는 17개월 여정 끝에 대학병원에서는 치료 종결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고, 아이가 성장 하는 과정을 쭉 지켜 보면서 증상이 새로 발병하지는 않는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 오름재활의학과를 통한 운동 치료는 꾸준히 병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