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이데이아 상인지부에서 매주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가 감기가 심해 약을 먹고 잠이 들어버려서 미처 참석하지 못 한 것이다. 매주 참석하는 독서 모임에 건강상의 이유로 2주째 결석 중이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고자 독서 모임에서 발화 할 내용을 포스팅 해 보기로 했다.
요즘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를 가지고 독서모임을 진행중이다. 오딧세이아는 오딧세우스의 모험과 도전, 그리고 귀향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의 초반에 나오는 오딧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아버지를 찾는 모험에 관한 이야기도 일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오딧세우스의 성장과 모험에 관한 이야기이다.
1.<16권> 텔레마코스가 오딧세우스를 알아보다.
(1) 인상적인 표현들
매번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 책은 정말 아름다운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평소에 일상에서 잘 안쓰는 표현이라 조금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 내 눈의 달콤한 빛" 인 텔레마코스 도련님,이라던가, "잠의 선물" 이라던가.
그리고 항상 어떤 일을 하더라도 먹고 마시는 욕망을 충족시키고 한다는 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이라는걸 의미라도 하듯이 ㅎㅎ
(2) 느낀점
16권 에서는 아테네의 도움으로 텔레마코스가 오딧세우스를 알아보게 되는데, 아테네가 신의 능력으로 남루한 오딧세우스를 젊고 더 건장하게 만들어준다.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면, 텔레마코스가 갓난 아이일 때 오딧세우스가 출가 하므로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의 모습을 주변사람들로 부터 들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상상해왔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남루한 모습에서 아버지를 찾은 것이 아니라, 그동안 상상해 온 아버지의 모습을 비추어서 아버지를 알아보게 되었다는 의미로 나름 해석을 해 보았다.
제대로 본 적 없는 아버지를 알아보는 일은, 어쩌면 신의 힘을 빌려야 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일 이라는 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헤어짐이 텔레마코스에게는 가혹한 사건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 같기도 하다.
텔레마코스의 귀한으로 구혼자 대표 3인이 각각 다른 입장을 보이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특히 에우뤼마코스는 텔레마코스랑 친구사이고, 오딧세우스가 친구의 아빠인 셈인데, 겉으로는 생각한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죽일 계획을 하고 있는게.. 무서운 인물이다 싶었다. 그나마 암피노모스가 셋 중 그나마 선한 면모가 있고 텔레마코스를 무작정 죽이기 보다는 신들의 선택에 따르자는 인물 이고, 안티노오스는 그냥.. 대놓고 악역. 폭력적이고 무례한 인물이다. 구혼자들의 성격이 모두 다른 점도 추후 구혼자들의 파멸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2.<17권> 텔레마코스가 시내로 돌아오다.
1) 느낀점
오딧세우스의 부하 둘이 등장하는데, 둘의 성격이 굉장히 대조적이다. 14권 초반 부터 나오는 에우마이오스(돼지치기) 는 주인의 재산을 자신의 목숨처럼 여기며, 주인에 대한 충심이 강한 인물인 반면, 멜란티오스(염소치기) 는 주인에 대한 충심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구혼자들의 무리와 붙어 먹고 주인의 재산을 탕진하는 자다. 그리고 멜란티오스는 에우마이오스를 증오한다. 왠지 느낌에 나중에 오딧세우스가 구혼자들을 처단할 때 멜란티오스도 같이 처단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약간.. 응과인보 권선징악의 느낌이 나는 인문 고전이기 때문이다.
오딧세우스가 비록 신분을 숨기고 거지꼴을 한 채 구혼자들 사이에서 구걸하지만, 구혼자들에게 밀리지 않고 맞서는 장면도 눈에 띈다. 역시 주인공은 주인공이구나 싶었다. 풍채가 밀리지 않고... 등등의 표현을 통해 '신과같은 오딧세우스', '아테네 신이 항상 도와주는 오딧세우스' 군 하면서 읽었다. 그만큼 도전하고 귀향을 목표로 끊임없이 고난을 이겨내는 오딧세우스를 , 호메로스는 높게 사는 것 같다.
아내 페넬로페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고 끝까지 참는 모습을 보면서, 대의를 위해(구혼자 처단) 감정적인 행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오딧세우스가 그간의 고난을 겪으면서 많이 성장했구나 느꼈다. 앞의 내용에 나오는 오딧세우스는 호기롭게 퀴클롭스에게 도전한다거나, 위험을 감수하고도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등,, 내 생각에는 약간 철이 없다, 위험을 즐긴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 내용이 거듭되면서 신중해지더니 이번 장에서 아내에게도 , 그리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충신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모습은 완성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3.<18권> 이로스와의 권투시합
원래 거지였던 이로스와 거지인 척 하는 오딧세우스의 전투 장면을 보여준다. 여기서 구혼자들은 이로스가 전투에서 이기기를 바라지만, 그럴리가. 당연히 주인공 오딧세우스가 이긴다. 이 장면을 왜 넣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도 복선이지 않을까 싶다. 뒷 부분에 구혼자들을 오딧세우스와 텔레마코스가 처단하는 장면들이 나올 예정인데, 구혼자들이 편을 드는 이로스가 오딧세우스에게 지고, 오딧세우스가 구혼자들에게 하는 충고를 통해, 오딧세이아 전체를 통틀어 말하고자 하는 중요 내용이 나온다.
충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마음은 행 , 불행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어서 행복할 때는 오만하고, 불행할 때는 소심해 진다는 의미로
"지상에 사는 인간들의 생각이 어떠한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들과 신들의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어떤 날을 보내주느냐에 달려 있소 (... 중략...) 그러니 사람은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무엇을 주든지 말없이 신들의 선물을 받아들여야 하오 "
그리고 뒷 부분, 구혼자들 사이에 약간의 균열이 발생하며, 암피노모스(그나마 선역) 이 오딧세우스를 감싸는 모습이 나오면서, 구혼자들의 결말이 아름답지 못 하겠구나 예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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